“잘하든 못하든 즐기면서” 아버지 말씀 품은 롯데 내야 복덩이…단점 극복하고 주전 꿰찰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롯데 자이언츠 내야진에 혜성같이 나타난 ‘복덩이’는 더 완성된 선수로 나아갈 수 있을까.
유난히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드러낸 올해의 롯데지만, 그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독립리그 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지만, 이제 ‘복덩이’ 소리를 들으며 기대주로 발돋움한 박찬형이다.
배재고를 졸업한 박찬형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채 군대부터 서둘러 다녀왔다. 이후 2023년부터 독립리그 무대에 투신, 연천 미라클과 화성 코리요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이름을 알렸다.
이에 롯데가 박찬형에게 손을 내밀었다. 올해 5월 15일 육성선수로 계약하며 꿈에 그리던 프로 입문에 성공했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하더니 불과 한 달여 만인 6월 18일 내야진의 줄부상을 틈타 1군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박찬형은 다음날(1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서 곧바로 안타를 신고했다. 그러더니 27일 KT 위즈전 2회에 대타로 출전, 고영표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진 타석에서도 안타를 날리며 데뷔 후 4연타석 안타라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이후 약점도 노출하면서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48경기 타율 0.341 3홈런 19타점 OPS 0.923이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프로 첫해를 마무리했다. 놀랍게도 올해 롯데에서 1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장타율 0.5를 넘긴 선수는 박찬형(0.504)이 유일했다.

하지만 성과만큼이나 큰 숙제도 떠안았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278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실책 6개를 범하며 수비율이 고작 0.935에 그친다. 일반적인 ‘루틴 플레이’에서 허망하게 공을 놓치는 일이 잦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불과 올해 초까지 독립리그에서 활동했고, 입단 후 한 달 만에 1군에 올라온 탓에 기본기를 다듬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탓이 크다. 그럼에도 팬들은 박찬형을 향한 기대를 놓기 힘들다. 올해 보여준 타격 재능이라면 현재 롯데 내야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올해 롯데 내야진에서 입지가 안정적이었던 선수는 사실상 고승민이 유일했다. 나승엽과 손호영은 지난해의 활약을 잇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고, 전민재도 전반기의 활약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한태양과 이호준도 아직 완전한 주전으로 보긴 이르다.

박찬형이 수비력만 더 다듬는다면 이들을 제치고 내야진 한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셈이다. 이를 아는지 본인도 수비력 향상을 위해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실전으로 이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
박찬형은 육성선수로 입단해 곧바로 1군에서 활약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8일 열린 2025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수상소감에서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항상 잘하든 못하든 즐기면서 하라고 하셨다. 이걸 항상 되새기면서 (야구를) 했다”라고 회고했다.
아버지에게서 받은 ‘좌우명’을 가슴에 품은 박찬형이 내년에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올겨울 전력 보강이 미진한 롯데는 박찬형에게 적잖은 기대를 품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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