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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에게 "우승 약속" 마지막에 지킨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91 04.09 03:00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2-2023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연경(37)은 흥국생명 잔류와 현대건설, 페퍼저축은행 이적을 놓고 고민했다.
선수 생활 막판에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김연경은 현대건설 이적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이때 김연경의 마음을 붙잡은 건 마르첼로 아본단자(54) 흥국생명 감독이었다.
흥국생명 구단은 추가적인 FA 대어 영입으로 김연경이 '좀 더 쉽게' 우승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고, 아본단자 감독은 은퇴 이후 진로를 고민하는 김연경에게 여러 길을 안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김연경은 2023-2024시즌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마친 뒤 V리그 시상식에서 "(아본단자) 감독님이 약속 못 들어줘서 감사 못 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연경은 2024-2025시즌 도중 시즌이 끝나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했고, 아본단자 감독은 자신의 계약 기간 마지막 시즌에 드디어 김연경과 약속을 지켰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세트 점수 3-2로 승리, 시리즈를 3승 2패로 마감하고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대전에서 3, 4차전을 내주고 안방으로 돌아온 흥국생명은 명승부 끝에 5차전을 잡고 길었던 시리즈 마침표를 찍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쉽게' 우승을 만들어주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약속을 지켰다.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통산 5번째이며,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다.
두 시즌 전인 2022-2023시즌 막판 갑작스럽게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아본단자 감독은 V리그 역사상 가장 이름값이 높은 지도자였다.
이탈리아 체세나 출신인 아본단자 감독은 20대 후반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유럽 여자배구 무대에서 이름을 떨쳤다.
배구 변방으로 알려진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감독을 맡아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돌풍을 일으켰고, 유럽 여자배구 명문 구단 가운데 하나인 페네르바체 감독을 맡았다.
그곳에서 김연경과 인연을 맺고 튀르키예 여자 배구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호성적을 함께 일궈냈다.
아본단자 감독은 세계적인 클럽팀뿐만 아니라 불가리아, 캐나다, 그리스 등 유럽 배구 강국 대표팀 감독까지 역임한 뒤 V리그에 입성했다.
이처럼 큰 기대 속에서 2022-2023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맞이한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먼저 두 판을 제압해 '역시 세계적인 명장'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내리 세 판을 패해 첫 시즌은 쓴 잔을 들이켰다.
아본단자 감독은 두 번째 시즌인 2023-2024시즌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현대건설에 시리즈 전적 3패로 완패했다.
올 시즌은 개막 14연승으로 쾌속 질주하다가 주포 투트쿠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의 부상으로 이후 6경기 1승 5패 부진에 빠져 한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전열을 정비한 뒤 다시 최강팀 면모를 뽐내며 승점을 순조롭게 쌓아 정규리그 종료를 5경기 남긴 시점에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 최단기간 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아본단자 감독은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 1, 2차전을 순조롭게 잡고 우승까지 한 걸음만 남겨뒀다.
1차전은 세트 점수 3-0으로 완승했고, 2차전은 0-2로 뒤처지다가 3-2로 역전승해 전적과 분위기 모두 잡았다.
그러나 아본단자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챔피언결정전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실제로 지난 4일 3차전은 세트 점수 2-0으로 앞서가다가 2-3으로 역전패해 우려가 현실로 됐다.
거짓말같이 4차전까지 내준 채 굳은 표정으로 인천에 돌아온 아본단자 감독은 어렵게 5차전에 가서야 V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첫 시즌 V리그를 경험한 뒤 "옛날처럼 (주포 공격수) 두 명으로만 배구하는 리그"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공격 배분을 다양화하기 위해 유럽식 훈련과 전술 지도에 힘을 쏟았다.
아본단자 감독의 이러한 구상은 세터 이고은을 영입한 이번 시즌에서야 제대로 꽃피웠다.
김연경과 투트쿠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차세대 주포 정윤주를 적극 기용해 비중을 높였고,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의 이동 공격도 꾸준히 불을 뿜었다.
덕분에 흥국생명은 마지막까지 김연경의 체력 연료가 고갈되지 않은 채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제 아본단자 감독이 V리그에 입성했을 때 약속한 3시즌이 지났다.
김연경이 은퇴하는 흥국생명은 아예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V리그에도 큰 발자국을 남긴 아본단자 감독에 대해 튀르키예 리그 등 해외 여러 리그가 구애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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