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5억 투자 대실패’ 다저스는 우승했어도 목마르다, 올겨울 다시 지갑 오픈…“우완 필승조 영입 적극 검토”

[SPORTALKOREA] 한휘 기자= 우승을 달성하고도 여전히 목마른 다저스가 지난 스토브리그의 ‘투자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까.
현지 매체 ‘ESPN’의 다저스 전담 기자 앨든 곤잘레스는 지난 5일 “다저스가 이번 오프시즌에서 마무리 투수나 경기 후반을 막을 수 있는 우완 투수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알렸다.

올해 큰돈을 쏟아부으며 월드 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다저스지만,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가을야구에서도 끝까지 다저스의 발목을 잡은 문제가 있다. 불펜이다.
다저스의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95로 내셔널리그(NL) 15개 구단 중 8위에 그친다. 그래도 선발 평균자책점은 NL 3위에 해당하는 3.69로 준수하나 문제는 불펜. 평균자책점 4.27로 11위에 불과하다. 25개의 블론세이브는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수치.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자책점 3위(3.53)를 마크할 정도로 안정감이 뛰어났던 다저스 불펜이라 더 충격적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 기존 선수들의 부진, 부상 및 이적 등으로 인한 공백, 그리고 외부 영입 실패 등 안 좋은 삼박자가 전부 겹쳤다.

지난해 필승조 노릇을 한 대니얼 허드슨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마이클 코펙이 시즌 전부터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시즌에 돌입하더니 마무리 투수 에반 필립스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블레이크 트라이넨도 전열에서 빠졌다.
다저스가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허드슨과 코펙이 나간 자리를 외부 영입생으로 채웠다. 지난해 NL 최고의 좌완 필승조였던 태너 스캇을 4년 7,200만 달러(약 1,038억 원)에, 베테랑 커비 예이츠를 1년 1,300만 달러(약 187억 원)에 영입했다. 합쳐서 1,225억이라는 거금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이 둘이 다저스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측정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보면, 스캇이 -0.6, 예이츠가 -0.5로 둘이 합쳐 -1.1을 기록했다. 돈을 허공에 날려버린 셈이다.
스캇은 필립스와 트라이넨의 부상 이후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았으나 61경기 57이닝 1승 4패 23세이브(10블론) 평균자책점 4.74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필승조임에도 WPA(승리 확률 기여도)가 -1.95로 NL 불펜 투수 가운데 최하위다.
예이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17로 호투한 것이 ‘마지막 불꽃’이었는지 38세라는 많은 나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50경기 41⅓이닝 4승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23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영입생들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온 트라이넨마저 와르르 무너지며 근심을 더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코펙이 다시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뼈아팠다. 결국 가을야구에서는 선발 투수들을 불펜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워야 했다.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이다. 포스트시즌 내내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던 사사키 로키도 선발 투수로 돌아가야 하는 자원이다; 결국 뒷문을 책임질 선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때마침 시장에 노릴 만한 불펜투수가 꽤 있다. 에드윈 디아스, 로베르트 수아레스 등 올해 준수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선수들이 보인다. 하락세를 겪었으나 반등을 기대하고 데빈 윌리엄스, 라이언 헬슬리 등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저스는 우승 후 진행된 퍼레이드와 축하 행사에서 ‘스리핏(3연패)’을 향한 열망을 대대적으로 드러냈다. 과연 이를 위한 또 한 번의 투자가 진행될까. 새로운 ‘악의 제국’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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