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MLB보다 어렵나? 제구 난조 심각한 콜 어빈, 미국에선 29개→한국에선 무려 56개로 '전체 1위'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이번 시즌 KBO 무대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고의 커리어를 보유한 선수 중 한 명인 콜 어빈(두산 베어스)이 제구 난조로 또 무너졌다.
어빈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어빈은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했다. 선두 타자 김주원에게 던진 공은 대부분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벗어났다. 볼넷을 내준 뒤 맞이한 최원준에게도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 볼 4개를 연이어 던졌다. 이어 1사 2, 3루에서 맷 데이비슨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어빈의 위기는 이어졌다. 다음 타자 박건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이우성, 김휘집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다행히 김형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는 1회에만 무려 4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2회부터 어빈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그러나 5회 1사까지 3개의 볼넷을 추가해 이번 경기에서 무려 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이는 어빈이 KBO 무대에 진출한 뒤 한 경기 개인 최다 볼넷 신기록이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 참혹한 실패를 경험한 두산은 고민을 거듭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 선발 자원으로 꼽힌 어빈을 데려왔다. 그는 빅 리그에서 통산 134경기에 나서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으며 지난 2024시즌에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25경기에 출전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4.86을 찍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는 측면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었다.
어빈은 개막 후 첫 6경기까지는 성적이 좋았다. 4승 1패 평균자책점 1.98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지난 5월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57로 무너졌다. 성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제구였다. 경기당 평균 3.8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생애 처음으로 경험하는 ABS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어빈은 제구를 잡기 위해 가운데로 공을 던졌으나 난타를 당했다. 지난 6월 피안타율이 무려 0.423에 이르렀고 월간 평균자책점은 7.50까지 상승했다.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시즌 어빈은 110⅔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56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KBO 전체 1위이며 2위 로건 앨런(NC)보다 3개를 더 내줬다. 다만, 앨런은 어빈에 비해 무려 21⅓이닝을 더 던졌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시절 어빈은 제구가 약점인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해에도 총 111이닝을 던져 29개의 볼넷밖에 내주지 않았다. MLB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16개에 불과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스1,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