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아이콘’ 빌리 진 킹…스포츠 여성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헌액


‘성평등 아이콘’ 빌리 진 킹…스포츠 여성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헌액
미국 여성 스포츠의 선구자 빌리 진 킹(82)이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언론들은 “그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부문 최초 여성 헌액자가 됐다”고 9일 전했다.
12차례 그랜드슬램 단식 우승 등 총 39개 테니스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한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인 킹은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명예의 거리 헌액식에 참석했다. 시상식에는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 농구계 전설 매직 존슨도 함께 했다. 킹은 이날 SNS를 통해 “내가 이 부문 첫 여성 수상자일 수는 있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헌액에는 후원금 8만5000달러(약 1억 2635만원)가 필요하다. 이는 공식 기념 행사 및 별 관리 비용 등으로 쓰인다.
킹은 단순한 스포츠 스타를 넘어 성 평등 실현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는 1973년 남성 선수 바비 릭스를 꺾은 ‘남녀 성 대결(Battle of the Sexes)’ 경기로 대중적 인식을 바꾸었고, 같은 해 US오픈을 통해 4대 메이저 대회 최초로 남녀 동일 상금제도를 실현했다. 1974년에는 ‘여성 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 1972년 미국에서 성차별을 금지한 교육법 타이틀 IX(Title IX)가 통과된 지 2년 후였다.
현역 은퇴 이후에도 킹의 활동은 계속됐다. 그는 미국여자프로축구리그(NWSL) 엔젤 시티 FC,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LA 스팍스,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 등에 투자했고 다양한 종목에서 여성 스포츠 환경 개선에 기여해왔다. 국제 여자 국가대항전인 빌리 진 킹컵은 그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대회다.
한편,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는 LA 할리우드 대로를 중심으로 약 2.1㎞k에 걸쳐 설치돼 있다. 별 모양 핑크색 테라조(화강암) 바닥 패널에 이름이 새겨지는 형태다. 영화, 방송, 음악, 스포츠 등 대중문화에 기여한 인물·단체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헌정으로 1960년 처음 설치됐다. 2024년 기준으로 약 2750명이 헌액됐다.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알 파치노, 줄리아 로버츠, 이병헌,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잭슨,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비욘세, 휴 잭맨,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슈렉 등이 헌액자들이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성평등 아이콘’ 빌리 진 킹…스포츠 여성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헌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