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예스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리그 최정상급 '클러치 히터'가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올 시즌 2번째로 '3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롯데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서 0-2로 패했다. 선발투수 알렉 감보아가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호투를 펼쳤으나 맞대결 상대였던 코디 폰세(7이닝 9탈삼진 무실점)가 더 강력했다.
폰세의 개막 15연승 최소 경기 200탈삼진, 김경문 감독의 통산 1,000승 제물이 된 롯데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연패 늪에 빠진 3위 롯데(58승 3무 49패 승률 0.542)는 3연승을 질주한 4위 SSG 랜더스(54승 4무 49패 승률 .524)에 2경기 차로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시즌 팀 타율 1위(0.273)인 롯데는 8월 팀 타율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할대(0.196)에 머물 정도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그 최강 투수인 폰세를 만난 롯데 타선 예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는 1회 초 1사 후 한태양의 볼넷, 고승민의 좌전안타로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절호의 기회에서 4번 타자로 등장한 레이예스는 폰세의 5구째 체인지업이 실투성으로 한가운데 몰린 것을 받아쳤다. 하지만 힘이 실리지 못한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까지 잡히면서 한 번에 2개의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폰세의 호투에 꽁꽁 묶였던 롯데는 투수가 바뀐 8회 초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손호영의 볼넷, 한태양의 좌전안타, 고승민의 볼넷을 묶어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절호의 찬스에서 레이예스는 한화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상대했다.
초구를 지켜본 레이예스는 2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걷어올린 뒤 방망이로 땅을 내리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타구는 얕은 중견수 뜬공에 그쳐 만루 기회가 날아갔다.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레이예스는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가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지 못한 것은 지난 3월 26~28일 이후 올 시즌 2번째다. 하필이면 순위 경쟁이 막바지로 향하는 시기에 레이예스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지난해 한국 무대에 입성한 레이예스는 데뷔 첫해부터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44경기서 무려 20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롯데는 타율 0.352 15홈런 111타점 OPS 0.904로 활약한 레이예스와 총액 125만 달러의 재계약을 맺고 그에게 중심타자 역할을 맡겼다.
올해 레이예스의 성적은 110경기 타율 0.327 10홈런 81타점 OPS 0.855로 준수하다. 하지만 장타력과 타격 생산성 등에서는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다. 병살타는 리그 1위(18개)를 기록 중이며, 전반기(타율 0.340 10홈런 69타점 OPS 0.887)와 후반기(0.269 0홈런 12타점 OPS 0.713) 성적 차이가 매우 크다.
'캡틴' 전준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전체적으로 침체된 롯데 타선은 돌파구를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레이예스마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