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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전설' 한장상 평전 발간…"한국 골프 역사 체험하길 바라"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82 03.14 00:00

(성남=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프로골프의 기틀을 마련한 한장상(84) 한국프로골프협회 고문이 자신의 골프 인생을 담은 평전을 발간했다.
한장상 고문은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프로골프(KPGA) 사옥에서 열린 '한장상, 한국 골프의 전설'(저자 박노승)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골프는 내가 먹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스포츠"라며 "선수 시절 말도 못 할 만큼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많은 골프인이 이 책을 통해 한국 프로골프 역사를 체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장상 고문은 한국인 1호 프로골퍼인 고(故) 연덕춘(1916∼2004) 프로의 수제자로, 1950년대 서울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하며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1960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1972년까지 한국오픈 4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7승을 올리면서 이름을 날렸다.
1972년엔 일본 국내 타이틀 대회인 '일본오픈'에서 당시 일본 골프계의 최고 스타인 오자키 마사시를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듬해엔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한국인 최초로 출전했다.
한장상 고문은 "국내엔 대회가 적어서 일본에서 활동을 많이 했는데, 당시 골프가방과 캐리어를 끌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출전했던 상황이 기억난다"라며 "매우 힘든 시기였고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일본오픈에선 내 공이 러프로 들어가니 한 일본인 갤러리가 '발로 차버리자'라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던 것이 기억난다"라며 "옛날엔 그렇게 선수 생활을 했다"고 돌아봤다.
저서에서 한 고문은 개인 지도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등 골프를 좋아했던 정·재계 인사들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린 위에서 항상 퍼트를 딱 한 번만 했다"라며 "퍼팅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국가 원수로서 품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홀이 끝날 때마다 박종규 경호실장에게 '나라에 무슨 일 없나'라고 꼭 물어보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저자인 박노승 골프 칼럼니스트는 "한국 골프 역사를 글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장상 고문과 30번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책으로 엮었다"라며 "이 책을 통해 한 고문을 비롯한 1세대 한국 프로골퍼들이 얼마나 힘든 환경 속에 한국 프로골프의 터전을 만들었는지 조명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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