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범인이 아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 샌프란시스코 ‘물방망이’…‘ERA 5.75’ 몰락한 에이스도 살려 줬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물방망이’ 타선은 이정후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8로 졌다.
이 패배로 4연패 수렁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41패(45승)째를 떠안으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54승 32패)와의 승차가 9경기까지 벌어졌다. 와일드카드 3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47승 40패)와는 1경기 반 차다.

최근 계속해서 샌프란시스코의 발목을 잡는 빈약한 공격력이 또 문제가 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안타 6개로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단 하나의 볼넷도 골라내지 못할 만큼 참을성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애리조나 선발 투수였던 잭 갤런은 지난해까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올 시즌 17경기 5승 9패 평균자책점 5.75로 부진해 리그 최악의 투수로 전락했다. 그런 갤런이 샌프란시스코를 만나자 기억을 되찾은 듯 7이닝 10K 2실점(1자책)이라는 호투를 펼쳤다.

샌프란시스코의 올 시즌 팀 타격 성적은 타율 0.230 645안타 80홈런 334타점 353득점 OPS 0.681이다. NL에서 타율 14위, 홈런·타점·득점 11위, OPS 13위에 그친다. 심지어 안타는 가장 적다. 볼넷(305개)이 리그에서 2번째로 많으나 이걸로 커버할 수준이 아니다.
최근 들어 문제가 더욱 도드라진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5경기에서 총 9점만 뽑는 데 그쳤다. 경기당 2득점도 미처 못 한 셈이다. 안타 개수는 도합 29개로 경기당 6개도 안 된다.
빈약한 공격력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와의 맞대결을 이기며 서부지구 공동 선두 자리로 치고 나섰다. 그런데 그 후 15경기에서 4승 11패라는 끔찍한 결과를 남기며 3위까지 미끄러졌다.

샌프란시스코의 타격 침체 속에 이정후의 슬럼프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이정후는 6월 들어 월간 타율 0.143(84타수 12안타) 3타점 OPS 0.551이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3할-0.9를 넘나들던 타율과 OPS는 2일 기준 0.240 0.704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이정후 한 명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다. 샌프란시스코는 2일 애리조나전에서 이정후를 빼고 대니얼 존슨을 선발 중견수로 기용했다. 존슨이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나름 제 몫을 했음에도 샌프란시스코는 빈공에 시달렸다. 한 명 바꾼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지표를 보면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타자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중도 영입생’ 라파엘 데버스를 빼면 팀 내 OPS 1위가 맷 채프먼(0.812)인 것이 샌프란시스코의 현주소다.

본래 채프먼보다 타격감이 좋아 팀 타선을 이끌던 엘리엇 라모스는 6월 이후 OPS가 0.7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기존의 동력을 상실했다. 시즌 초부터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윌리 아다메스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나름 ‘중심타자’라는 선수들이 이럴진대 다른 타자들은 더 볼 것도 없다.
심지어 기껏 데려온 데버스도 트레이드 전까지 0.905였던 OPS가 샌프란시스코 합류 후 0.868까지 떨어졌다. 이적 후 기록만 따지면 OPS가 0.7을 못 넘긴다. 이에 팻 버렐 타격코치의 능력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샌프란시스코는 2일 경기 전에 밥 멜빈 감독의 계약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옵션 발동 직후 기존의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참패하면서 팬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