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위 VS 최저 4위’ 극과 극 에이스들의 흥미로운 한판승부…감보아와 임찬규의 어깨에 ‘엘롯라시코’ 결과가 달렸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극과 극의 구속을 지닌 에이스들이 팀의 승리를 위해 사직야구장 마운드에서 한판승부를 벌인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오늘(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 팀의 주중 3연전 2번째 경기를 치른다.
전날 경기 결과는 LG의 3-2 ‘신승’이었다. 이 승리로 LG는 시즌 45승(2무 33패)째를 거두며 선두 한화 이글스(46승 1무 32패)와 1경기 차를 지켰다. 반면 시즌 43승(3무 35패)에 머무른 롯데는 LG와의 격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롯데는 설욕과 2위 추격을, LG는 연승과 선두 경쟁을 위해 승리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양 팀의 ‘에이스’가 나온다. 그런데 투구 스타일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선수들이라 흥미롭다.

롯데는 새로운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알렉 감보아가 출격한다. 찰리 반즈의 대체자로 영입돼 지난 5월 한국 땅을 밟은 감보아는 6경기 36이닝을 던지며 5승 1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호투 중이다.
39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볼넷은 11개로 억제하며 당초 우려하던 제구 문제도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지난달 치른 5경기 중 무려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할 정도로 안정감도 갖췄다. 6월 월간 MVP 후보에도 올랐다.
감보아의 무기는 역시 빠른 공이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감보아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2.7km/h에 달한다. 감보아보다 평균 구속이 빠른 선발 투수는 한화 코디 폰세(153.4km/h)와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153.3km/h) 둘뿐이다.
좌완 선발 투수 가운데는 독보적인 수준이라 더욱 눈에 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서 타자를 요리한다. 현재까지는 꽤 잘 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감보아에 맞서는 LG 선발 투수는 반대로 느린 구속으로 유명한 임찬규다. 임찬규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9.9km/h에 불과해 올해 리그에서 25이닝 이상 던진 선발 투수 가운데 4번째로 낮다. 우완 정통파로 범위를 좁히면 NC 다이노스 신민혁(139.0km/h)에 이어 2번째로 느리다.
하지만 성적은 빼어나다. 15경기 91⅓이닝 8승 2패 평균자책점 2.66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흔들리는 LG의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한다.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6위 등 여러 지표에서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다.
유망주 시절의 구속은 혹사 끝에 사라졌으나 리그 최고 수준의 체인지업을 갈고 닦았다. 여기에 최저 90km/h 근처까지 내려가는 느린 커브를 섞어서 재미를 보고 있다. ‘투구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것’이라는 격언을 완벽하게 실천하는 선수다.

상대 전적은 어떨까. 감보아는 이번 등판이 LG와의 첫 만남이다. 보통 첫 맞대결은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말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임찬규는 지난 21일 원정 등판에서 4⅔이닝 11피안타 5실점으로 롯데 타자들한테 흠씬 두들겨 맞았다. 올 시즌 유일한 5실점 이상 및 두 자릿수 피안타 경기였다. 그럼에도 통산 사직구장 성적이 20경기(10선발) 3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2로 좋아서 당일 컨디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투구 스타일이 정반대인 두 선수의 한판승부다. 상대 전적을 가지고도 쉽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심지어 2·3위 간의 경기인 데다 전통적으로 재밌는 상황이 많기로 유명한 롯데와 LG의 대결이다. 기대하는 시선이 많은 것이 당연한 셈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