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스노우볼’ 굴렀나, 장충고 문서준 토론토 입단 임박…계약금 최소 100만$, 올해 고3 중 2번째로 미국행

[SPORTALKOREA] 한휘 기자= 사사키 로키(LA 다저스)의 이른 미국 도전의 ‘스노우볼’이 한국까지 굴러 온 것일까.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프란시스 로메로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본인의 SNS를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한국의 18세 투수 유망주 문서준을 영입할 것”이라며 “100만 달러 이상의 계약금을 지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토론토 블루제이스 관련 소식을 전하는 ‘블루제이스 네이션’에 따르면, 문서준의 계약금 규모는 150만 달러(약 20억 8,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제이스 네이션은 “문서준은 196㎝의 탁월한 신장을 갖고 있으며 평균 시속 140㎞ 중후반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최고 시속은 153㎞까지 나온다”라며 “가장 강력한 무기는 슬라이더로, 커브와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아직 체격 성장 여지도 남아있다”라고 평가했다.

장충고 소속인 문서준은 올해 고교 무대에서 10경기에 출전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77(26⅓이닝 14실점 8자책)을 기록했다. 볼넷이 20개로 많은 것이 흠이지만, 삼진이 40개나 될 정도로 구위만큼은 인정을 받는다.
지난 7월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이글스배 고교vs대학 올스타전’에서도 고교팀 올스타에 선정돼 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문서준이 정식으로 토론토와 계약하면 올해 고3 선수 가운데는 김성준(광주일고)에 이어 2번째로 드래프트에 불참하고 미국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된다. 김성준은 지난 5월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을 맺은 바 있다.
150만 달러라는 계약금에도 눈길이 간다. 최근 미국 진출에 나선 한국 유망주 가운데 100만 달러가 넘는 계약금을 받은 선수 자체가 극히 드물다. 장현석(다저스)이 90만 달러, 심준석(무소속)이 75만 달러에 그쳤다.

이를 두고 ‘레이와의 괴물’ 사사키가 이른 미국행을 선언한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사키는 2024시즌을 마치고 치바 롯데 마린즈 구단에 강력히 요청해 MLB 포스팅을 허락받았다. 그런데 포스팅 당시 사사키의 나이는 만 23세에 불과했다.
MLB 규정상 만 25세 이하의 해외 선수는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만 영입할 수 있다. 선수는 최저 연봉으로 MLB 생활을 시작해야 하며, 구단의 실질적인 지출은 계약금뿐이다. 그럼에도 사사키는 조기 진출을 희망했고, 당초 이를 거절하던 구단도 끝내 허락했다.
자연스레 여러 구단의 눈치 싸움이 벌어졌고, 올해 1월 18일 다저스가 무려 650만 달러(약 90억 원)에 사사키를 낚아챘다.

그런데 이렇게 되며 사사키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계약에 실패한 타 구단들의 상황이 애매해졌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은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정한 한도를 1년 내로 소진하지 않으면 이듬해 재설정된다.
다저스 외에 영입전에 참전한 구단들은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 등을 통해 이 한도를 무리해서 늘려 놓은 상황. 그럼에도 사사키를 놓치면서 어떻게든 이 한도를 알맞게 소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고, 이에 다른 아시아권 유망주들에 거액을 투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결과적으로 국내 잔류를 결정한 박준현(북일고) 역시 문서준과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제안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 여기에 문서준이 결국 마이너 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되면서 사사키가 굴린 ‘스노우볼’이 실재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유튜브 'Eagles TV' 캡처, KBSA 홈페이지 캡처, 프란시스 로메로 개인 SNS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