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쓰고 고작 1승...! '패패패패패' 한화 우승 마지막 퍼즐 엄상백, 2승은 언제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엄상백이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다.
엄상백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1회 초 선두 타자 김주원에게 안타를 맞은 엄상백은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해 시작부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박민우를 땅볼로 처리해 병살을 유도했으나 반 박자가 늦어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올렸다.
이어 오영수에게 높은 쪽 134km/h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1루 주자 오영수가 2루를 노리는 사이 박민우가 홈으로 향했다. 이때 2루수 이도윤의 홈 송구가 정확하지 않아 최재훈이 포구를 하지 못해 추가점을 허용했다.
2, 3회를 무실점으로 넘어간 엄상백은 4회 선두타자 김휘집을 출루시켰다. 서호철을 아웃시킨 뒤 김형준에게 던진 145km/h 투심 패스트볼이 몸에 맞는 볼로 선언되며 1사 1, 2루 상황을 맞았다. 다음 타자 한석현을 삼진 처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마자 김주원에게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2-3이 되자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불펜을 투입했다. 엄상백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엄상백의 최종 성적은 3⅔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 이날도 선발 투수로서 임무를 다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근 3년간 평균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4.05를 기록한 엄상백은 지난해 FA 시장에서 선발 최대어로 꼽혔다. 리그에서 10승 이상과 150이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선발 자원이었다. 이에 선발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는 그에게 4년 총액 78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KT와 마찬가지로 엄상백의 역할은 4선발이었다. 한화에는 류현진이라는 KBO 역대 최고의 국내 선발이 있기에 토종 에이스와 만나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었다. 이에 한화는 KT 시절과 비슷한 성적을 기대했다.

부담감과 중압감이 컸던 탓일까? 엄상백은 기대치보다 훨씬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한화 팬들을 좌절시켰다. 현재까지 14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 중이다. 제구가 흔들리며 피안타와 볼넷이 급격하게 늘어나 상대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중반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파격적인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한화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문동주를 4선발로 올리고 엄상백을 5선발로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엄상백은 승수를 쌓지 못한다. 첫 승을 기록한 지 어느덧 두 달 반이 흘렀다.
사진=뉴스1,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