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부활한 줄 알았던 돌부처 오승환, 5경기 연속 무실점→2경기 연속 2실점, 원점으로 돌아갔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부활을 알리는 듯했던 오승환이 2경기 연속 무너졌다.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를 상대했다.
삼성과 두산은 명품 투수전을 벌였다. 삼성은 대체 외국인 선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2경기 연속 호투했다. 5회까지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콜 어빈도 모처럼 호투를 펼쳤다.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양 팀은 6회부터 본격적으로 불펜 싸움을 시작했다. 두산은 이영하-이병헌-고효준-박치국이 8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갔다. 삼성도 이승민, 배찬승이 나란히 1이닝씩을 막았다. 그리고 8회 말 승부가 순식간에 기울어졌다.

삼성은 8회 육선엽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선두 타자 김민석에게 안타를 맞은 뒤 폭투를 범했다. 이유찬이 희생 번트를 대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다. 이어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위기에서 박진만 감독이 꺼내 든 카드는 ‘베테랑’ 오승환이었다. 그러나 이는 대실패였다. 오승환은 오명진과 9구 승부 끝에 결정구로 높은 쪽 137km/h 포크볼을 던졌다. 이 공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상대 타자에게 먹잇감이 됐다. 오명진은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스코어를 0-3으로 벌렸다.
오승환은 다음 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같은 구종을 던져 또 2루타를 내줬다. 연속 3실점으로 순식간에 승부는 기울었다. 삼성은 곧바로 오승환을 내렸으나 바뀐 투수 이승민이 양의지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줘 0-5로 패했다.

오승환은 이번 시즌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2군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박진만 감독은 그의 구위가 완벽하게 올라올 때 1군 엔트리에 등록시키겠다며 오승환을 최대한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 6월 4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섰다.
오승환의 출발은 불안했다. 구속은 예상대로 140km대 중반에 그쳤고 종전처럼 묵직함도 없었다. 첫 등판에서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2번째 경기에선 ⅔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이후 특유의 노련미를 바탕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적절히 분배하며 5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때마침 삼성 불펜 및 마무리가 흔들리면서 오승환이 추격조를 넘어 필승조 혹은 마무리로 가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등장했다.

점점 희망을 얻어가던 시점, 오승환은 지난 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흔들렸다. 이어 이날은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4실점에 모두 관여해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오승환이 공략당한 공은 모두 패스트볼이 아닌 변화구였다. 상대 타자들 역시 그가 변화구로 승부를 건다는 걸 알아차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까지 단 1개를 남겨뒀다. 모처럼 고지가 보이는 듯했으나 다시 멀어졌다. 역사를 쓰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사진=뉴스1, 뉴시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