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당신을 사랑해” 토론토의 ‘왕’ 됐다! ‘7타점 원맨쇼’ 펼친 2,037억 외야수, 양키스 상대 역사적 첫 승리 견…

[SPORTALKOREA] 한휘 기자= ‘캐나다의 날’에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다면, 그야말로 국가적인 사랑을 받아 마땅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지 스프링어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1볼넷 7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스프링어는 4회 말 2번째 타석에서 대포를 가동했다. 선두타자로 나서서 양키스 선발 투수 맥스 프리드의 6구 커브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404피트(약 123m)짜리 시즌 12호 홈런이 터졌다.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던 프리드의 굳건함을 무너뜨렸다.

결정적인 장면은 7회 말에 나왔다. 5-4 1점 차로 앞선 1사 만루 상황에서 스프링어의 타석이 돌아왔다. 스프링어는 양키스 필승조 루크 위버의 4구째 가운데로 몰린 실투성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았다. 첫 홈런과 비슷한 코스로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13호 홈런이자 스프링이 개인 통산 9번째 ‘그랜드 슬램’이 터졌다.
이 홈런으로 토론토는 단숨에 5점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스프링어는 8회 말에도 2타점 적시타를 더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도 세웠다. 토론토는 12-5 대승을 거뒀다.

스프링어는 휴스턴 시절 통산 795경기 타율 0.270 174홈런 458타점 OPS 0.852를 기록한 외야수다. 실버 슬러거 수상 2회, 올스타 선정 3회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2017시즌에는 월드 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어는 토론토와 6년 총액 1억 5,000만 달러(약 2,037억 원)에 계약했다. 그런데 활약상은 미묘했다. 계약 초반에는 부상에 시달렸다. 복귀 후에도 전성기의 ‘포스’는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2023시즌부터 ‘에이징 커브’에 직면하며 성적이 급락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OPS가 0.674에 그쳐 데뷔 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대로라면 ‘먹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 79경기에서 타율 0.270 13홈런 47타점 OPS 0.853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토론토는 이 경기를 잡고 시즌 47승(38패)째를 올리며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선두 양키스(48승 37패)를 단 1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이 상승세의 중심에 팀 내 홈런·OPS 1위를 달리는 스프링어가 있음은 자명하다.
특히 경기가 펼쳐진 이날은 캐나다의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일인 ‘캐나다의 날’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토론토도 이를 맞이해 캐나다 국기를 형상화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그런 날에 원정 온 구단이 다름 아닌 ‘양키스’였다.

토론토가 ‘캐나다의 날’에 양키스를 잡은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캐나다-미국 간 감정의 골은 유례없이 깊어진 상태다. 그래선지 캐나다와 토론토는 이 승리에 더욱 기뻐하며 스프링어를 칭송하고 있다.
캐나다의 대표 스포츠 매체인 ‘스포츠넷’은 SNS에서 스프링어를 향해 “캐나다는 당신을 사랑해”라는 짧고 굵은 한 문장을 남겼다. 구독자 약 30만 명의 캐나다인 야구 게임 전문 유튜버 ‘KevinGohD’는 “조지 스프링어가 XX 왕이야. 왕이라고”라며 극찬했다.
스프링어의 만루포가 나왔을 때도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MLB.com의 토론토 구단 담당 기자인 키건 매더슨은 자신의 SNS에 중계 영상을 공유하며 “정말 오랜 기간 로저스 센터에서 이렇게 큰 함성은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