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출루’ 콜어빈이랑 비교되네…‘만 18세 아기곰’이 두산 ‘眞 1선발’? 홀로 빛나는 최민석, 이젠 형들이 도울 차례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6월 이후 두산 베어스의 진정한 ‘1선발’은 다른 누구도 아닌 만 18세의 고졸 신인이다.
두산 최민석은 지난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최민석은 1회에 안타 2개를 맞으며 불안감을 노출하더니 2회 1사 후 강민호에게 투런포(6호)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류지혁을 땅볼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범타 행진이 이어졌다. 2회 시작된 아웃 퍼레이드는 무려 7회 1사까지 이어졌다.

15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한 최민석은 구자욱과 김영웅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다시 흔들렸다. 그러나 다시 만나 강민호를 6-4-3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생애 처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를 완성했다.
팀이 빈공 끝에 1-4로 지며 최민석은 시즌 2패(1승)째를 떠안았다. 하지만 누구도 돌을 던지지 않았다. 만 18세의 고졸 신인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배짱투’였다. 공격적인 승부로 7회까지 단 87개의 공만 던졌을 정도였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2라운드에 두산의 지명을 받은 최민석은 지난 5월 21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28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리를 따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6월부터는 완연히 본궤도에 올랐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느라 루틴 정립이 쉽지 않음에도 선전 중이다. 올 시즌 성적은 7경기(5선발) 1승 2패 평균자책점 3.03이다.
심지어 다른 두산 선발 투수들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최민석은 6월 이후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18이닝 7실점 6자책) 피안타율 0.183 피OPS 0.623을 기록했다. 세 지표 모두 같은 기간 두산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과장 좀 보태 6월 이후 두산의 진정한 1선발은 최민석인 셈이다.

다만 이는 달리 말하면 기존 두산 투수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민석을 빼면 잭로그(평균자책점 4.01) 만이 6월 4경기에서 3번의 QS를 챙기며 그나마 분전하고 있다. 곽빈(5.67)과 최승용(5.88)은 아예 5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친다.
특히 원래 1선발로 기대받던 콜어빈의 부진 때문에 최민석의 호투가 더욱 도드라진다. 어빈은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6승 패 평균자책점 4.46으로 부침을 겪는다. 6월 이후 4경기에서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하다. 같은 기간 피OPS가 0.969에 달한다.
2일 삼성전에서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승리를 따내긴 했으나 6피안타 3사사구를 허용하며 5회를 간신히 넘겼다. ‘1선발’과 어울리는 안정감은 아니다. 전날 최민석의 범타 행진과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다른 투수들이 죄다 부진하면 유일한 ‘에이스’에게 가해지는 중압감은 상상 이상으로 커진다. 하물며 그런 중압감을 만 18세의 고졸 신인 선수가 견디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좋던 페이스마저 부담감에 시달리며 잃어버릴 수도 있다.
결국 최민석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지금의 경기력을 이어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어린 선수의 분투를 본 형들이 각성해야 한다. 두산의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고졸 신인 한 명에 기대기만 해선 안 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