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6패에도 ‘감독 믿을 거야!’ 이정후 스승, 시즌 중 연장 계약 선물 받았다…“샌프란시스코를 앞으로 이끌 적임자”

[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밥 멜빈 감독과의 동행을 내년까지 이어 간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2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밥 멜빈 감독의 계약 조항에 있던 2026시즌 클럽 옵션을 실행하기로 했다”라고 알렸다.
멜빈 감독은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자이언츠에 부임하면서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구단이 원하면 2026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삽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에 이 조항을 발동한 것이다.
1961년생인 멜빈 감독은 MLB에서 10시즌 간 현역 선수로 뛴 후 1999년 밀워키 브루어스의 벤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감독직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사령탑으로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11년부터 11시즌 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감독을 맡아 팀을 6차례 포스트시즌에 보내며 유명세를 얻었다. 2022시즌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부임해 팀을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당시 김하성(現 탬파베이 레이스)을 지도해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멜빈 감독은 2024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를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했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과의 반목이 심해진 상황에서 대대적인 반등을 노리던 샌프란시스코가 손을 내밀었다.
첫 시즌은 실패를 겪었다. FA로 영입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부진에 시달렸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이정후도 얼마 못 뛰고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결국 5할 승률도 채우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는 대대적인 변혁의 시대를 맞이했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과 피트 푸틸라 단장이 모두 경질됐다. 구단 레전드 출신인 버스터 포지가 신임 사장으로 부임해 스토브리그를 주도했다.
성과는 조금씩 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까지 45승 40패(승률 0.529)로 NL 서부지구 3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와일드카드 순위표에서 3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47승 39패)를 1경기 반 차로 쫓고 있다.
다만 최근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다. 7경기에서 1승 6패라는 끔찍한 결과를 얻었다. 특히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라는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단 1경기만 따낸 것은 치명적이다.
팀 OPS가 NL 13위(0.682)에 그칠 정도로 타격 부진이 심각한 것이 원인이다. 그나마 팀 평균자책점 1위(3.42)인 투수진이 분전하고 있으나 조금씩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는 빈약한 타선을 데리고 지금의 성적을 내는 것을 높게 평가했는지 시즌 중에 계약 연장 옵션을 실행하는 강수를 뒀다. 감독의 입지를 탄탄히 해 추진력을 내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포지 사장은 “우리가 그와 같은 경험 많은 리더이자 존경받는 감독과 함께 하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라며 “그의 리더십과 준비성, 선수들과의 관계는 가치를 매길 수 없다. 우리는 그가 구단을 앞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이 구단을 계속해서 이끌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라며 “구단 구성원들이 나와 팀원들에게 보여준 신뢰에 사의를 표한다. 올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앞으로의 일들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멜빈 감독을 일찌감치 붙잡은 샌프란시스코는 오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