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거짓부렁!’ 로버츠 감독은 ‘양치기’인가…“KIM, 4~6일씩 벤치에 있으면 좋은 타격 안 나와” 말해놓고 4일째 벤치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인터뷰에서 말이라도 안 했으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LA 다저스 김혜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 결장했다.
김혜성은 지난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4경기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교체 출전도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대수비로 잠깐 뛴 것이 전부다.

김혜성의 활약이 나쁜 것도 아니다. 김혜성은 올 시즌 제한된 출전 속에서도 35경기 타율 0.372(78타수 29안타) 2홈런 12타점 6도루 OPS 0.948로 좋은 성과를 남겼다. 이달 들어 페이스가 조금 꺾였다고는 하나 월간 성적이 타율 0.303(33타수 10안타) 5타점 OPS 0.797로 나쁘지 않다.
중견수 수비도 점차 적응해 나가며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이다. 현재 토미 에드먼이 2루수 주전 자리를 꽉 잡고 있기에 김혜성이 외야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여전히 김혜성을 제한적으로만 기용하고 있다.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좌투수가 나오면 빼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는 우투수가 나와도 벤치에 앉혀놓고 썩힐 때가 많다.
특히 지난 4경기 내리 결장하면서 이러한 행태가 극에 달했다. 김혜성은 콜로라도 원정 3연전에서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했다. ‘타자들의 천국’이라는 쿠어스 필드의 수혜를 전혀 누릴 수 없었다.
심지어 콜로라도 3연전 중 첫 2경기는 각각 우완 선발 투수인 헤르만 마르케스와 체이스 돌랜더가 출격했음에도 김혜성은 외면받았다. 좌완 오스틴 감버가 나온 마지막 경기와 마찬가지로 좌완 노아 캐머런이 출격한 이번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김혜성 대신 나오는 선수들이 잘하는 것도 아니다. 마이클 콘포토는 타율 0.176 6홈런 17타점 OPS 0.610으로 올해 MLB 최악의 타자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플래툰’ 요원으로 나서는 키케 에르난데스는 우타자임에도 올 시즌 유독 좌투수 상대 성적이 타율이 0.177 OPS 0.650으로 좋지 않다.
물론 결과적으로 다저스는 김혜성 없이 4연승을 질주했다. 콘포토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과정을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일단 콜로라도는 28일 현재 18승 64패라는 끔찍한 성적을 남기고 있는 전미 최약체다. 특히 팀 평균자책점이 5.56으로 독보적으로 높을 정도로 마운드가 심각하다. 콘포토가 잘 친 것도 맞으나 그런 콘포토에게 얻어맞을 만큼 콜로라도 마운드 상태도 심각하다는 뜻이다.
오늘 캔자스시티전에 출격한 키케는 4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다. 다저스의 팀 안타도 단 4개에 불과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맥스 먼시의 홈런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였다.


최근의 결장 행진은 로버츠 감독이 남긴 호평과는 배치되는 것이라 더욱 의아하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23일 워싱턴전 이후 “김혜성이 노히트를 깨는 안타를 쳤다. 그게 정말 고마웠다. ‘우리도 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계기였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를 4~6일씩 벤치에 앉혀두고는 좋은 타격을 기대할 수 없다. 김혜성은 실력으로 기회를 따낸 선수다. 김혜성을 더 꾸준히 지켜볼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이 말을 하고 김혜성을 4일째 벤치에 앉혔다.
차라리 인터뷰라도 안 했으면 플래툰 시스템이나 선수 연봉 차이 등을 고려했을 때 그럴 만한 기용이라고 할 수도 있었으리라. 현지 여론조차도 김혜성에 우호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인데, 언제쯤 정당한 기회가 김혜성에게 찾아올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