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팔았어?’ 데버스 없으니 ‘역대급 물타선’ 보스턴…트레이드 후 ‘3승 6패+5연패’ 수렁, 팬들이 뿔났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선수 하나 괜히 팔았다가 팀이 무너지게 생겼다.
메이저리그(MLB)의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25 MLB 정규시즌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5로 졌다.
이날 패배로 보스턴은 5연패 수렁에 빠지며 시즌 42패(40승)째를 떠안았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순위표에서도 4위 자리에서 더 올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구 선두 뉴욕 양키스와는 무려 7경기 차다.
5월까지 오락가락하던 보스턴은 이달 초 13경기에서 9승 4패라는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였다. 5할 승률로 돌아오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런데 단 하나의 선택이 모든 것을 바꿨다. 보스턴은 지난 16일 충격적인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라파엘 데버스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했다는 것이다.
데버스는 보스턴에서만 9시즌 동안 뛰며 통산 1053경기 타율 0.279 1136안타 215홈런 696타점 OPS 0.859를 기록한 강타자다. 2020년대 보스턴의 상징이라고 해도 좋을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올 시즌도 타율 0.272 15홈런 58타점 OPS 0.905로 맹활약해 팀 타선을 이끌었다.
2023시즌을 앞두고는 총 11억 3억 3,100만 달러(약 4,494억 원)라는 초대형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2년 조금 넘어서 보스턴 구단은 갑자기 트레이드로 데버스를 내보냈다. 모두가 ‘패닉’에 빠졌다.

원인으로 데버스와 구단 보드진 간의 불화가 지목됐다. 보스턴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올스타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642억 원)에 영입했다. 졸지에 데버스는 지명타자로 쫓겨났다.
시즌 중에는 1루수 트리스턴 카서스의 부상으로 자리가 비자 구단이 데버스에게 1루 전향을 요청했으나 데버스가 거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데버스가 크레이그 브레슬로우 보스턴 구단 사장과 싸웠다는 말도 나돌았다.


일단은 ‘뜬소문’이긴 하나 근거가 없지는 않았다. 데버스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첫 기자회견에서 보스턴에 무한한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포지션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는 “나는 구단이 원하는 어느 포지션에서든 뛰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고 답하며 보스턴 구단에 제대로 한 방 먹였다.
결국 트레이드의 결과는 성적으로 나오는 모양새다. 보스턴은 데버스가 나가고 9경기에서 3승 6패로 추락하며 좋던 기세를 단숨에 잃어버렸다. 특히 타선이 데버스의 공백을 심하게 느끼고 있다.
보스턴은 데버스 없이 치른 9경기에서 타율 0.188 9홈런 25타점 28득점 OPS 0.573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홈런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같은 기간 내 AL 최하위다. 팀에서 타율 0.250을 넘는 선수가 단 1명이다.

이에 ‘강성’으로 유명한 보스턴 팬들이 제대로 뿔났다. SNS에는 구단을 성토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X(구 트위터)에서 팔로워 1만 9천여 명을 가진 유명 보스턴 팬 ‘커터이즈킹(KutterIsKing)’은 “레드삭스는 1위 팀 수준에서 라파엘 데버스와 크리스 세일만큼 멀어져 있다”라며 이번 데버스 트레이드와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크리스 세일을 내보낸 건을 동시에 저격했다.
다른 팬들도 구단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한 팬은 “브레슬로우가 데버스를 내보내 놓고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구매자로 나서겠다 말한 것은 매우 공격적이다”라며 “늘 내가 말했듯 그는 실패할 것이다”라고 낙담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