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들던 세대 아직도 주축"…'청년층 이탈'에 與당권주자들 구애전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핵심 의제로 청년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청년층의 여권 지지세 이탈이 부각된 이후 '총선 위기론'이 제기됐고, 당권 주자들도 앞다퉈 '청년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제' 선거가 무산된 이후 대부분의 당대표 후보가 당선 이후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 도입을 약속하는 등 청년들이 당내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권 주자인 고민정 의원·김민석 전 국무총리·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송영길 전 대표(가나다순)는 모경종 의원이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청년 최고위원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이들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새 지도부 개정 1호 안건으로 청년 최고위원 도입을 처리하고, 지명직이 아닌 선출직으로 둬야 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특히 제도 도입 이전에도 청년층 의사가 당 지도부에 전달될 수 있게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선지 이들은 출마 선언부터 '청년'을 외쳤다. 김 전 총리는 당 청년정책 플랫폼 도입'을, 송 전 대표는 "2030 없이는 2030도 없다"고 했다. 고 의원은 "청년을 민주당의 주인으로" 키우겠다고 했고, 김 전 의장은 "공정을 잃고 청년을 잃어버린 민주당을 전면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이중 30대인 김 전 의장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를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3일 민주당 대표 후보 정견발표를 통해 "386이 한국 민주주의를 만들었지만 이 나라 정치를 40년, 50년 독점할 권한은 없다"며 "AI(인공지능) 3대 강국에 진입해야 할 한국에서 화염병과 짱돌을 들던 세대가 아직도 주축"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86세대이지만 청년층과 접점을 늘리며 관련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5일 비전경쟁을 개시하며 '청년의 민주당' 추진을 담은 민주당 4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는 김 전 총리가 총리 시절 시작한 청년당정협의와 범부처 청년관계장관회의 정례화, 당대표 직속의 1030 정책단 구성과 장관급 청년정책위원회 신설 등이 담겼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정 전 대표도 출마 선언을 통해 "2030세대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남녀 1명씩 평당원 지명직 최고위원을 뽑았던 방법을 준용해 선발하고 당선 확실권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다만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을 두고 당헌·당규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했고, 2030세대위원회와 함께 4050세대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점, 내란청산·검찰개혁 등 4050세대가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 전 대표가 사실상 4050세대 공략에 방점을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청년층의 민주당 지지 이탈 문제는 지난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전후로 지속해서 거론됐으나,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청년층이 외면한 지난 6·3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차기 총선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청년들의 민주당 지지세 이탈 현상은 여론조사에서도 눈에 띄게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공개한 주요 정당별 호감도에 따르면 2018년까지만 해도 청년층은 민주당을 지지했다. 당시 20대와 30대의 호감 비율은 각각 63%, 67%로, 전체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2022년 20대와 30대 각각 34%, 33%로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올해는 평균치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 3월 20대와 30대는 각각 36%, 44%, 7월에는 33%, 31%가 '호감이 간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층 공략이 단순히 '전당대회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이 약세인 청년층의 지지를 회복해 추후 다가올 선거의 지지기반으로 다지고, 나아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인 청년층이 직접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청년층을 향한 외침은 단순한 청년 표심 구애가 아니라, 누가 민주당의 미래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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