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안타-홈런-볼넷-안타’ 충격의 5실점 조기 강판, KT 역사 바꾼 ‘트레이드 복덩이’가 무너질 줄이야…한화가 KT의 마…

[SPORTALKOREA] 한휘 기자= KT 위즈 팬들을 행복하게 한 ‘복덩이’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KT 오원석은 3일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경기 시작 직후 이원석과 권광민을 상대로 공 5개 만에 안타 2개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폭투까지 겹치며 2, 3루가 된 가운데, 최인호를 상대로 던진 3구 슬라이더가 우측 담장을 훌쩍 넘는 스리런 홈런(2호)이 됐다.
오원석은 노시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이마저도 중견수 앤드류 스티븐슨의 좋은 수비가 아니었다면 2루타가 될 수도 있었다. 흔들린 오원석은 이진영에게 볼넷, 이도윤에게 안타를 맞고 다시 주자를 쌓았다.
오늘 전력을 쏟아야 하는 KT는 오원석을 바로 강판하고 패트릭 머피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패트릭마저 김태연에게 1타점 적시타, 황영묵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오원석의 승계 주자를 전부 불러들였다. 오원석의 실점은 5점으로 늘었다.

크나큰 충격을 안긴 투구다. KT는 이 경기 전 기준으로 올 시즌 71승 4무 68패(승률 0.51079)를 기록해 6위를 달린다. 5위 NC는 70승 6무 67패(승률 0.51094)다. 승차는 같으나 승률에서 단 1모 5사라는 근소한 차이로 NC가 앞선다.
KT가 NC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서려면 일단 오늘 한화를 잡아야만 한다. 그리고 NC가 우천으로 인해 내일(4일)로 밀린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져야 한다. KT가 지는 순간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이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예정이었다. 오원석이 선발로 나선다. 나올 수 있는 투수들은 죄다 나온다. 때마침 한화도 이미 정규시즌 순위가 결정된 상태라 힘을 뺐다. 주전 선수들 상당수가 벤치에 앉았다. 선발 투수 박준영은 올해 처음 1군 경기에 나선다.
그런데 1회부터 오원석이 와르르 무너지며 계획이 대차게 꼬였다. 심지어 올해 좋은 경기력으로 KT의 ‘복덩이’ 노릇을 하던 오원석이라 더 충격적인 부진이다.

2020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1차 지명을 받은 오원석은 지난해까지 SSG의 선발진 한 축을 지켰다. 기복 있는 제구라는 단점은 있어도 훌륭한 구위 덕에 차기 좌완 에이스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KT로 트레이드됐다. 불펜 보강을 원한 SSG와 선발 강화를 노린 KT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필승조’ 김민과의 맞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최고의 ‘윈-윈 트레이드’였다. 김민이 SSG 불펜의 중핵으로 발돋움한 사이, 오원석도 KT의 좌완 에이스 노릇을 했다. 이 경기 전까지 24경기 132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3.34로 호투했다.
특히 토종 좌완의 씨가 마른 KT라서 더 값졌다. KT 창단 이래 10승을 달성한 좌완 투수는 오원석 전까지 웨스 벤자민이 유일했다. 내국인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오원석이 오랜 갈증을 해결한 것이다.
그런 오원석이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KT는 1회 말 현재 0-6으로 끌려가고 있다. 아직 초반인 만큼 따라갈 시간은 충분하지만, 쉽지 않은 점수 차인 것이 사실이다. 이대로 KT의 마법은 한화에 가로막히고 마는 걸까.

사진=KT 위즈 제공, 뉴시스